신공덕동 협소주택 | Micro Housing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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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ongcheol Kim


Micro Housing S | 신공덕동 협소주택, 서울특별시 마포구

협소주택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개발과 성장의 하향곡선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나이든 도시에서, 효율과 가성비를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 그리고 그 ‘당연함’은 주택을 찾거나 짓는 일에도 어김없이 적용될 터다. 과거엔 돌아보지도 않았을 도심의 자투리 땅에서 건축과 그 너머의 삶을 엿보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고, 건축가들 역시 그러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의 신공덕동 협소주택 역시, 이러한 녹록찮음의 현장에서 탄생한 흔하고도 담백한 작은 집이다.

대지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개발을 비껴간 작은 필지 20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야트막한 언덕 위 동네였다. 대부분의 필지는 20~30평 내외로, 관련된 법규를 적용하면 대지를 가릴 수 있는 면적은 10~15평 정도에 그치고 마는 소형 필지들이었다. 그 중 유독 작은 편에 속했던 한 필지를 구매한 건축주는 이 숫자들에 놀라고 마는데, 현행 건폐율을 초과한데다 대지경계선 바깥 영역까지 여유롭게 걸터앉아 있던 기존 건축물의 규모를 기준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시의 개발 속도 만큼이나 법규의 규제력도 빠르게 엄격해져 온 우리 도시에선 흔한 일이지만, 건축가의 첫 계획이 건축주의 꿈을 주저앉히게 되는 불편한 순간이었다. 건축주는 고민 끝에, 직접 거주와 임대의 복합용도였던 초기 구상을 임대 전용으로 전환하고, 저층부를 아틀리에 형식의 작업공간, 상부를 임대용 주택으로 결정하게 된다.



ⓒ Seongcheol Kim


ⓒ Woochul Jeong


건축면적 10평. 협소주택의 한정적인 규모를 상징하는 이 숫자는 대지와 만나는 부분에서 가장 치열하게 분배된다. 신공덕동 협소주택은 2세대의 주택을 출입하는 진입부와 아틀리에 작업공간을 출입하는 별도의 진입공간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틈에 1면의 주차장까지 갖춰야 했다. 거주민과 작업실 이용객, 그리고 차량이 드나들어야 하는 동선을 얹은 것 만으로도 전면부는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았다. 내부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각 출입문은 안팎으로 움직여 회전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는 여닫이가 아닌 좌우로 열려 종방향 공간 활용에 유리한 자동문 미닫이로 계획했다. 작업실은 진입 후 바로 2층 업무공간으로 연결되는 최소의 계단을 놓아 홀을 갈음하게 하고, 대신 계단을 끼고 조금 깊이 들어가면 뒷마당을 갖는 응접실 겸 회의실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건축이 앉고 난 후 좌우의 공지에 각종 설비 맨홀과 작은 화단을 넣고 나니, 마치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꾹 눌러 채우듯, 건축가의 계획은 작은 땅을 가득 채웠다.



ⓒ Seongcheol Kim


주택은 건축면적 10평을 오롯이 할애한 3층 1세대와 그 절반의 면적을 2개층으로 올려쌓은 4~5층 1세대로 나누었다. 3층은 오각형 평면을 최대한 활용한 원룸세대로, 오각형의 빗변 부분에 설비와 서비스공간을, 나머지 방형공간에 생활공간을 배치해 효율을 높였다. 4~5층은 정북일조권 사선제한으로 후퇴된 볼륨을 갖게 됐는데, 아래층은 주방과 소형 거실, 테라스를 포함한 나름의 공용부로, 상부는 드레스룸과 침실을 분할해 사용할 수 있는 사적 공간으로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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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ochul Jeong


ⓒ Seongcheol Kim


이토록 치열한 집의 겉모습은 오히려 담담하고 담백하게 구현됐다. 대지의 조건과 건축주의 의지가 외곽선과 볼륨을 결정짓고, 건축가는 그 안에 적절한 공간구조를 조직한 후 기능에 충실한 개구부를 적절한 리듬으로 배치한 것이 디자인의 전부다. 단 하나, 볼륨이 줄어드는 4~5층 부분이 하부와 연속된 덩어리감으로 보여지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이를 띠창으로 분할해 띄우고 내부에 벽구조를 대신할 작은 기둥 하나를 앉힌 것이 유일한 능동적 시도라 하겠다. 이처럼, 협소주택을 위한 대지는 그 존재만으로도 건축의 탄생 조건들을 이미 결정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꽁꽁 숨겨진 그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고 끈질기게 파헤치는 것은 건축가의 몫이다.



ⓒ Seongcheol Kim


ⓒ Woochul Jeong




Architect : H2L (Changyong Hyun, Junghyun Hwang)
Design Team : Yongjae Kim
Location : Mapo-gu, Seoul, Korea
Client : Private
Construction : Builder and Builders
Photography : Seongcheol Kim, Woochul Jeong

Project : 2018.02 - 2018.10
Built : 2018.10 - 2019.08
Type : Multi Housing (Atelier, Housing Units)
Site Area : 69㎡
Site Coverage Area : 34.27㎡
Total Floor Area : 151.57㎡
Building Scope : 5F
Structure : RC
Finish : Exposed Concrete, Steel Plate